한국행 북한군 포로, 신분·송환 처리에 국제법 쟁점
우크라이나에서 한국으로 온 북한군 포로들의 법적 신분과 향후 송환 문제를 두고 제네바협약과 국내법 적용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러시아에 파병됐다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이 한국으로 이송되면서 또 다른 가정이 제기된다. 자진해 한국행을 원했다고 하는 이들이 만일 마음을 바꿔 “북한으로 돌아가겠다”고 요구한다면 정부는 이들을 보내줘야 할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지난해 1월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생포한 북한군 포로 2명을 최근 한국으로 보냈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북한군 포로가 원할 경우 전원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만일 두 사람이 마음이 바뀌어 북한행을 원할 경우 정부는 어떻게 해야할까? 결론적으로 북한행을 원한다고 해서 곧바로 북송되는 것은 아니다.
포로 처리의 기본 국제법인 제3제네바협약 제118조는 ‘적극적인 적대행위가 종료된 뒤’ 전쟁포로를 지체 없이 석방·송환하도록 규정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현재는 포로가 귀환을 요구한다고 해서 즉각 송환받을 권리가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전쟁 중 송환은 더 까다롭다. 제네바협약은 중상·중병 포로 등의 조기 송환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으며, 전쟁 중에는 포로 신분과 교전 당사국 간 합의 등을 따져야 한다. 두 북한군이 어떤 법적 절차를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한국으로 이송됐는지, 한국이 포로 억류국의 지위를 인계받았는지도 공개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진정한 의사’다. “북한으로 가겠다”는 말이 가족에 대한 보복 우려나 북한 당국의 압박 때문에 나온 것인지, 북한에 돌아갔을 때 처벌 가능성을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내린 결정인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강요나 협박이 개입됐다면 이를 자발적인 귀환 의사로 보기 어렵다.
특히, 북한 귀환 문제에서는 인권 문제가 따라붙는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올해 3월에도 북한으로 강제송환된 주민들이 심각한 인권침해와 장기간 구금에 노출되고 있다며 각국에 강제송환을 중단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따라서 정부가 북한행 의사의 진정성을 판단할 때 귀환 뒤 예상되는 위험을 당사자에게 충분히 고지하는 절차가 중요하다.
반대로 이런 설명을 모두 듣고도 당사자가 반복적이고 명확하게 “위험을 알고도 북한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힌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강제송환 금지 원칙은 본인의 의사에 반해 위험한 곳으로 보내는 것을 막기 위한 원칙이기 때문에 국제법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자발적인 귀환까지 일률적으로 금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정부가 즉시 판문점 등을 통해 북한으로 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국내법상 남한 주민의 북한 방문에는 통일부 장관의 승인이 필요한 데, 문제는 북한군 포로의 영구적인 귀환을 일반적인 ‘방북’과 동일하게 처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현행법상 명확한 규정이 확인되지 않는다. 별도의 정부 판단과 우크라이나 등 관계국과의 협의가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북한군 포로가 스스로 북송을 원한다면 북한행 의사가 강요 없는 자유로운 결정인지, 이들의 전쟁포로 신분이 현재 어떻게 처리돼 있는지, 한국 국내법상 어떤 절차로 북한행을 허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만 한다.
따라서 “북한으로 가겠다”는 의사가 확인되더라도 곧바로 북송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모든 위험을 충분히 알고도 자유로운 의사로 귀환을 고집한다면 본인의 선택을 어디까지 존중할 것인가가 새로운 법적·외교적 쟁점이 될 수 있다는 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Q.Moore--ThChM